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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좋은 시

사랑할 자격 없는 남자 (다섯번째)

by 알포아 2024. 7. 15.

 


호프집 영업시간이 새벽 2시였다. 호프집을 나온 일행들은

 

그냥 헤어지기도 아쉬웠지만 오전 8시에 아르바이트하는 두 사람은

 

빨리 갈 수밖에 없었고 오후 5시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4명은 

2차를 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12월 중순의 겨울바람은 

 

이들의 마음과는 달리 차가운 바람으로

빨리 따뜻한 곳으로 가기를 재촉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맥주를 마신 민석은 밖에 나오니 많이 추웠다. 

 

다소 야윈 편인 민석은 추위를 많이 탔다.

"괜찮다면 우리 집으로 갈까요?" 

 

민석이 일행들을 보며 추위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고

"집이 가까워요?" 윤희가 은근히 좋아서 미소 띤 얼굴로 물었다.

"3분 거리에 우리 집이 있어요 가깝습니다" 

일행들은 모두 좋다며 가기로 했고 윤희는 재빠르게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줏거리를 사가지고 온다.



민석의 집은 호프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원룸이었다.

엘리베이터도 있었고 큰 평수와 작은 평수가 섞여 있는 8층짜리 건물이었다.

10평 원룸에 침대 하나 세탁기 에어컨, 옷장 하나가 전부인 민석의 방은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PC와 연결된 오디오처럼 큰 스피커가 

양쪽 벽에 1개씩 따로 놓여 있는 것을 빼면 평범한 방이었다.



"편하게들 앉으시고 배가 고플 텐데 라면을 끓일게요 드실 거죠?"

"너무 좋지요 ㅎㅎ" 일행들은 추운 바깥에 있다가

 적당하게 따뜻해져 있는 집에 오니 모두들 마음이 편해져서 좋아들 했다.

"라면 드시고 부족하시면 햇반이 많으니까 데워서 드시고요"

그렇게 말하면서 민석은 박스 한 개를 들고 왔는데 쿠키며 스낵과자들이

꽤 많이 들어 있었고 햇반도 대여섯 개는 있었다.



윤희는 민석의 집에 오기 전 가게에서 맥주와 안주를 사면서 일회용 컵과 접시를 

한 세트씩 샀다. 평소 민석과 대화를 하면서 혼자 산다는 것을 알았기에 남자 혼자

밥도 잘 해먹지 않는데 그릇 같은 게 있을 것 같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현정은 민석이를 앉히고는 싱크대를 열어보는 등 재빠르게 부엌을 장악하면서

다섯 명이 먹을 라면을 끓일 그릇이 아무리 봐도 없어서 밥솥을 열어보니 밥이 없는 텅 빈

10인분짜리 밥솥을 꺼내서 라면 6개 정도를 끓일만한 물을 붓고 가스레인지 불을 켜고

냉장고를 열고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마트에서 싼 김치를 일회용 그릇 두 곳에 나눠 담고는 

책상 겸 식탁으로 쓰는 탁자 위를 대충 치우고 여럿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빠른 손놀림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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