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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좋은 시

사랑할 자격 없는 남자 (네번째)

by 알포아 2024. 7. 10.

 

민석과 윤희가 알게 된 것은 윤희가 대학을 졸업하고 고1 때부터 친해진  친구 현정이의

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 친구 현정이 하고 두 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부터였다.

민석은 거의 날마다 카페가 마치기 1시간 전쯤인  늦은 저녁 11시 무렵에 와서는

언제나 바닐라 라테만 시켜서 아주 천천히 마시고 가는 것이었다.

12월 중순이라 겨울밤은 춥기도 했지만 카페 영업을 마칠 시간이어서 손님도 별로 없고 

때로는 민석이 혼자만 있을 때도 더러 있어서 윤희는 자연스레 민석을 유심히 바라보곤 했는데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선한 외모에 전체적으로 쓸쓸하게 보이는 민석에게 

약간의 호기심 같은 것이 생겨나기도 해서 그날도 늦은 저녁에 아주 맛나다는 듯이 

바닐라 라테를 먹고 있는 민석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왜 올 때마다 바닐라 라테만 먹어요?"

민석은 윤희를 보고 잠시 희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커피도 마시고 싶고 또 제가 어릴 적 우유를 제대로 못 먹어서 커피와 우유를 함께 마실 수 있어서요"

약간은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물었던 윤희에게 너무 솔직하게 대답해 주는 카페 손님 아저씨가 

그냥 아무렇게나 농담으로 받아 버릴 수 있는 질문에 성의를 다하는 것에 윤희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 후로는 민석과 윤희는 서로 인사도 하게 되었고 손님이 없는 날이면 친구하고 둘이 민석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나이며 이름도 서로 알게 될 만큼 친근해졌다.



친구 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저녁에는 윤희와 친구 현정이, 

 

그리고 두 명이 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두 사람이 더 해서 여섯 명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저녁 12시에 카페 문을 닫고 여섯 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회식을 하기로 한 날,

그날도 바닐라 라테를 맛나게 먹고 있는 민석에게 아르바이트생들의 회식에 같이 가자고 했고

원래가 거절을 잘 못하는 민석은 윤희에게 끌려가다시피 회식장소인 카페 근처의 호프집으로 갔다.



호프집에서 윤희와 현정이 소개로 다른 아르바이트생들과도 인사를 나눈 민석은 맥주를 마셨다.

다섯 명의 여자 아르바이트생과 한 명의 남자 아르바이트생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인 양 막힘없이 대화를 이어갔지만 민석은 다소 서먹하기도 했지만

 윤희와 현정이 자주 안주도 권하고 웃으면서 말도 걸어주어서

그렇게 어색하지 않게 오랜만에 여러 명과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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